사무엘상 16장

2020년 12월 4일

사무엘상 16장



[말씀읽기]

1 주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사울이 다시는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못하도록, 내가 이미 그를 버렸는데, 너는 언제까지 사울 때문에, 괴로워할 것이냐 ? 너는 어서 뿔병에 기름을 채워 가지고 길을 떠나,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가거라. 내가 이미 그의 아들 가운데서 왕이 될 사람을 한 명 골라 놓았다."

2 사무엘이 여쭈었다. "내가 어떻게 길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 사울이 이 소식을 들으면, 나를 죽일 것입니다." 주께서 대답하셨다. "너는 암송아지를 한 마리 끌고 가서, 주께 희생제물을 바치러 왔다고 말하여라.

3 그리고 이새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내가 거기에서 너에게 일러주겠다. 너는, 내가 거기에서 일러주는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라."

4 사무엘이 주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베들레헴에 이르니, 그 성읍의 장로들이 떨면서 나와 맞으며 물었다. "좋은 일로 오시는 겁니까 ?"

5 사무엘이 대답하였다. "그렇소. 좋은 일이오. 나는 주께 희생제물을 바치러 왔소. 여러분은 몸을 성결하게 한 뒤에, 나와 함께 제사를 드리러 갑시다." 그런 다음에 사무엘은 이새와 그의 아들들만은, 자기가 직접 성결하게 한 뒤에 제사에 초청하였다.


6 그들이 왔을 때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주께서 기름부어 세우시려는 사람이 정말 주 앞에 나와 섰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7 그러나 주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다. "너는 그의 준수한 겉모습과 큰 키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내가 세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

8 다음으로 이새가 아미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9 이번에는 이새가 삼마를 지나가게 하셨으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10 이런 식으로 이새가 자기 아들 일곱을 모두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새에게 "주께서는 이 아들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뽑지 않으셨소." 하고 말하였다.


11 사무엘이 이새에게 "아들들이 다 온 겁니까 ?" 하고 물으니, 이새가 대답하였다. "막내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 양 떼를 치러 나가고 없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말하였다. "어서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시오. 그가 이 곳에 오기 전에는 a) 제물을 바치지 않겠소." (a. 몇몇 70인역 사본에는 앉지 않겠소.)

12 그래서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막내 아들을 데려왔다. 그는 눈이 아름답고 외모도 준수한 홍안의 소년이었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

13 사무엘이 기름이 담긴 뿔병을 들고, 그의 형들이 둘러선 가운데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의 영이 그 날부터 계속 다윗을 감동시켰다. 사무엘은 거기에서 떠나, 라마로 돌아갔다.

14 <사울을 섬기게 된 다윗> 사울에게서는 주의 영이 떠났고, 그 대신 주께서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을 괴롭혔다.

15 신하들이 사울에게 아뢰었다. "임금님,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지금 임금님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16 임금님은 신하들에게,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하나 구하라고, 분부를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임금님께 덮칠 때마다, 그가 손으로 수금을 타면, 임금님이 나으실 것입니다."

17 사울이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면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찾아 보고, 있으면 나에게로 데려오너라."

18 젊은 신하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제가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 그런 아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수금을 잘 탈 뿐만 아니라, 용사이며, 용감한 군인이며, 말도 잘하고, 외모도 좋은 사람인데다가, 주께서 그와 함께 계십니다."

19 그러자 사울이 이새에게 심부름꾼들을 보내어, 양 떼를 치고 있는 그의 아들 다윗을 자기에게 보내라고 명령하였다.

20 이새는 곧 나귀 한 마리에, 빵과 가죽부대에 담은 포도주 한 자루와 염소 새끼 한 마리를 실어서, 자기 아들 다윗을 시켜 사울에게 보냈다.


21 그리하여 다윗은 사울에게 와서, 그를 섬기게 되었다. 사울은 다윗을 매우 사랑하였으며, 마침내 그를 자기의 무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 삼았다.

22 사울은 이새에게 사람을 보내어 일렀다. "다윗이 나의 마음에 꼭 드니, 나의 시중을 들게 하겠다."

23 그리하여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에게 내리면,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로 탔고, 그 때마다 사울에게 내린 악한 영이 떠났고, 사울은 제 정신이 들었다.


[말씀묵상]

본문은 사울이 버림받고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아 세워지는 내용입니다. 인간의 요구가 아닌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하심으로 왕을 세우심을 보여 줍니다. 뿐만 아니라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우는 것도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위하여 하도록 하십니다(3절). 인간을 위하여 세워진 사울과는 전혀 다른 기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향한 모습을 기준으로 선택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다윗에게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선택입니다.

이새라는 가족을 택하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하나님으로부터 선택을 받았을 뿐입니다. 어떤 기준이나 이유가 그들에게 있지 않습니다.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 사는 별 특이함이 없는 가문이며 그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막내를 택하셨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하나님께서만 보실 수 있는 자를 택하신 것입니다. 작고 작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그럴만하다고 생각지 못한 사람을 하나님께서 택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선택의 기준은 출세와는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비록 다윗이 보기에 좋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선택기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신 다른 기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중심이 있었음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택하심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왜 나를 구원하셨는지 나에게 이유와 기준이 있지 않습니다. 단지 아는 것은 은혜가 나에게 베풀어졌다는 사실만 알 뿐입니다. 물론 이 사실도 평생을 살며 확인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가 나를 이끌어가고 있음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후 다윗의 삶이 보여 주는 내용입니다. 그는 고생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왕으로서 기름부음을 받았는데 그것이 그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있는 삶이 신자들의 삶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선택되어 약속을 소유한 자이지만 그로 인해 겪는 아픔과 고난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가나안을 목적하고 나온 광야와 같습니다.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약속을 소유한 채 세상에서 살아간 모습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입니다.

14절 이후를 보면 사울의 번뇌함으로 인해 다윗이 사울의 곁에 서게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윗이 여호와의 영으로 크게 감동되는 것과는 달리 사울은 여호와의 영이 떠나고 하나님의 부리시는 악령으로 인해 번뇌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신하들이 사울을 위로할 자를 찾다가 수금을 타는 다윗을 추천하게 되어 사울 앞에 서게 됩니다. 하나님의 특별하신 역사로 왕권을 가진 자가 어떻게 그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내용입니다.

보통은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할 것입니다. 주변에서도 그를 인정하며 세워주고 자릿값을 하도록 부축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사울을 섬기러 들어간 것입니다. 사울의 자리를 빼앗는 자가 아닌 그를 세워주러 들어간 것입니다. 이것도 다윗이 힘쓰거나 노력한 자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는 왕궁으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는 사실입니다.

신자들의 삶 역시 이와 같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목적에 의해 주도되는 삶입니다. 엉뚱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은 상황이 펼쳐지지만 현재 있는 곳이 부르신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그곳에서 섬기며 살려내는 일을 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물론 어려움과 힘듦이 있지만 위로와 사랑과 역사가 있는 자리입니다. 버려진 사울이지만 다윗으로 하여금 그를 보호하고 치유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세상에서 신자들의 위치입니다. 세상은 심판을 받아 마땅한 곳이지만 그곳에 신자들이 존재함으로 섬김과 은혜가 베풀어지도록 하신 것입니다. 신자의 존재감이며 정체성입니다. 이것이 잘 아는 대로 왕같은 제사장으로 있는 것입니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핍박이 있을 것이지만 그것으로 증거를 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진 신자들의 삶입니다. 오늘도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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