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22장

2020년 12월 12일

사무엘상 22장



[말씀읽기]

1 <사울이 놉의 제사장들을 학살하다> 다윗은 거기에서 떠나, 아둘람 굴 속으로 몸을 피하였다. 그러자 형들과 온 집안이 그 소식을 듣고, 그 곳으로 내려가, 그에게 이르렀다.

2 그들뿐만이 아니라, 압제를 받는 사람들과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도, 모두 다윗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렇게 해서 다윗은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사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3 다윗은 거기에서 모압의 미스바로 가서 모압 왕에게 간청하였다. "내가 해야 할일이 무엇인가를 하나님이 나에게 알려 주실 때까지, 나의 부모가 이곳으로 들어와 임금님과 함께 머물도록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 그리하여 다윗은 자기의 부모를 모압 왕에게 부탁하였다. 다윗이 산성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다윗의 부모는 모압 왕과 함께 살았다.

5 그 때에 갓이라는 예언자가 다윗에게, 그 산성에 머물러 있지 말고 어서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하였다. 그래서 다윗은 그 곳을 떠나서, 헤렛 숲으로 들어갔다.


6 하루는 사울이 기브아 산등성이의 에셀 나무 아래에서 창을 들고 앉아 있었다. 그의 신하들이 모두 그의 곁에 둘러 서 있었다. 거기에서 사울은 다윗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나타났다는 말을 들었다.

7 사울이 둘러 서 있는 신하들에게 호통을 쳤다. "이 베냐민 사람들아, 똑똑히 들어라. 이새의 아들이 너희 모두에게 밭과 포도원을 나누어 주고, 너희를 모두 천부장이나 백부장으로 삼을 줄 아느냐 ?

8 그래서 너희가 모두 나를 뒤엎으려고 음모를 꾸몄더냐 ?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을 때에도, 그것을 나에게 귀뜸해 준 자가 하나도 없었다. 또 내 아들이 오늘 나의 신하 하나를 부추겨서 나를 죽이려고 매복사켰는데도, 너희들 가운데는 나를 염려하여 그것을 나에게 미리 귀뜸해 준자가 하나도 없었다."

9 바로 그 때에 사울의 신하들 가운데 끼어 있던 에돔 사람 도엑이 나서서 보고하였다. "제가 이새의 아들을 보았습니다. 그가 놉으로 와서 이히둡의 아들 아히멜렉과 만날 때였습니다.

10 그 때에 아리멜렉이 다윗이 해야 할 일을 주께 여쭈어 보고 나서, 그에게 먹을 것도 주고, 블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도 주었습니다."


11 그러자 왕은 아히둡의 아들 제사장 아히멜렉은 물론, 놉에 있는 그의 집안 제사장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그리하여 그들이 모두 왕에게로 나아왔다.

12 사울이 호통을 쳤다. "아히둡의 아들은 똑똑히 들어라 !" 아히멜렉이 대답하였다. "임금님, 말씀하십시오 !"

13 사울이 그를 꾸짖었다. "네가 왜 이새의 아들과 함께 공모하여 나에게 맞서려고 하였느냐 ? 네가 왜 그에게 빵과 칼을 주고, 왜 그가 하여야 할 일을 하나님께 물어서, 그가 오늘날과 같이 일어나서 나를 죽이려고 매복하도록 하였느냐 ?"

14 그러자 아히멜렉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의 모든 신하들 가운데서 다윗만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 더구나 그는 임금님의 사위인 동시에 경호실장이며, 이 궁중에서 매우 존귀한 사람이 아닙니까 ?

15 그가 할 일을 하나님께 여쭙는 일을, 제가 오늘에 와서 처음으로 시작한 것입니까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임금님은 이 종이나 이 종의 온 집안에 아무 허물도 돌리지 말아 주십시오. 이 종은 이런 일은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16 그런데도 왕은 이런 선언을 내렸다. "아히멜렉은 들어라. 너는 어쨌든 너의 온 집안과 함께 죽어 마땅하다."

17 그리고 왕은 자기 곁에 둘러서 있던 호위병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는 당장 달려들어 주의 제사장들을 죽여라. 그들은 다윗과 손을 잡고 공모하였으며, 다윗이 도망하는 줄 알았으면서도 나에게 귀뜸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의 신하들은 손을 들어 주의 제사장들을 살해하기를 꺼렸다.

18 그러자 왕이 도엑에게 명하였다. "네가 달려들어서 저 제사장들을 죽여라." 그러자 에돔 사람 도엑이 서슴없이 달려들어서 그 제사장들을 죽였는데, 그가 그 날 죽인 사람은 모두 에봇을 입은 제사장만도 여든다섯 명이나 되었다.

19 사울은 제사장들이 살던 성읍 놉에까지 가서, 주민을 다 칼로 쳐죽였다. 그는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젖먹이, 소 떼나 나귀 떼나 양 떼를 가리지 않고, 모두 칼로 쳐서 죽였다.

20 아히둡의 손자이며 아히멜렉의 아들인 아비아달은, 거기서 피하여 다윗에게로 도망하였다.


21 아비아달은 다윗에게 사울이 주의 제사장들을 몰살시켰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22 다윗이 아비아달에게 말하였다. "그 날 내가 에돔 사람 도엑을 거기에서 보고서, 그가 틀림없이 사울에게 고자질하겠다는 것을 그 때에 이미 짐작하였소. 제사장의 집안이 몰살당한 것은 바로 내가 책임져야 하오.

23 이제 두려워하지 말고, 나와 함께 지냅시다. 이제 나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바로 당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나와 함께 있으면 안전할 것이오."


[말씀묵상]

다윗은 또 다시 블레셋으로부터 도망하게 됩니다. 자신을 속이려다가 발각되자 미친 척하고 목숨을 부지했지만 불안했던 것입니다. 지금 다윗은 사울로부터 도망하여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 모든 과정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다윗을 통하여 세워질 나라는 하나님의 다스리시는 나라, 인간의 능력이나 기준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나라이기에 비록 왕으로 이미 기름부음을 받아 확정된 자라 하더라도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존재 가치는 털끝만큼도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 그러한 다윗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은혜로만 만들어지는 자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살핀 대로 이런 상황 속에서 다윗이 고백한 내용은 구원자이시며 보호자이심, 의지할 분이심이었습니다.

이제 다윗은 블레셋 가드로부터 아둘람 굴로 도망을 갑니다. 점점 모습이 처참해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찾아왔지만 그와 함께 모여든 자들은 환난 당한 자들, 빚진 자들,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었습니다. 400여명 되었는데 다윗은 이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다윗에게 온 의미는 무엇일까요? 다윗은 자신이 가드에서 경험했던 최악의 모습으로 인해 소외되고 비참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남다르게 되었음은 분명합니다. 아마도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런 자들이 왔을 경우 귀찮던지 별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었지만 지금 다윗에게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가 넘치게 있는 자들임을 확신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위가 어떤 자들로 형성되어 있는지도 보도록 하신 것입니다.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자들이지만 그것이 다윗의 울타리임을 깨닫도록 하신 것입니다. 결국 다윗은 여전히 하나님께 의존된 삶을 살아야 함을 고백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스리는 나라, 이스라엘이 이러한 모습임을 깨닫게 하신 것입니다.

신자들의 모습도 이와 같습니다. 모두가 다 은혜로 말미암아 존재하는 자들입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자들이 아닌 오히려 그곳에서 소외되고 버려지고 실패한 자들로 보이지만 하나님의 다스림과 인도하심을 받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인 것입니다. 바로 교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둘람 굴에 모인 자들이 기름부음받은 자를 필두로 원통한 자들인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죄인들의 모임이 교회인 것입니다. 은혜와 사랑이 있을 뿐입니다.

이제 다윗은 모압으로 피신합니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어떻게 하실지 알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유야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좀더 안정적인 장소를 구한 것입니다. 다윗의 증조할머니가 모압여인 룻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갓을 보내어 이곳을 떠나 유다 땅으로 가라 하십니다. 세상을 의지하지 않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유다 진입은 엄청난 파장을 가져오게 됩니다. 사울이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다윗을 도왔던 제사장 아히멜렉의 행적이 드러나게 됩니다. 다윗이 놉의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와서 도움을 받을 때 사울의 목자장인 에돔사람 도엑이 이 모든 과정을 목격했던 것입니다(21:7). 사울의 입장에서 반역을 저지른 것입니다. 결국 아히멜렉 가문의 제사장 85명이 도엑에 의해 살해됩니다.

어이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지만 이러한 참사는 인간 왕을 구한 자들에게 이미 예고되었던 내용입니다. 왕으로 인해 부르짖어도 대답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8:18). 또한 엘리 제사장 가문에 대한 예언이 성취된 것입니다(2:31, 3:13). 그러나 이러한 심판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베풀어지고 있습니다. 아히멜렉의 아들 중 아비아달이 도망하여 다윗에게로 온 것입니다.

이 사건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입니까? 지금 다윗은 방황하는 가운데 있지만 하나님의 뜻을 좇아 하나님의 원하시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모든 환경이 준비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불안한 피난 가운데 선지자 갓을 만나게 하셨고, 잘못된 행동으로 제사장 가문이 몰락하게 되었지만 유일한 생존자 제사장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고, 다음 장에서는 두려워하며 할 수 없는 전쟁을 통하여 백성들로부터 인정받는 왕의 사명을 감당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선지자, 제사장, 왕이라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의 요소가 지금 피난 생활 가운데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계획을 이루어 가시는 방법, 상황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굴 속에서 전전하든지, 도움의 손길을 따라 모압으로 가든지, 광야에서 방황하고 있든지 우리는 하나님의 손길 가운데 있으며 그의 계획이 성취되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그런 증거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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