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5편
2019년 7월 31일
시편 55편
*말씀읽기
1 하나님이여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
2 내게 굽히사 응답하소서 내가 근심으로 편하지 못하여 탄식하오니
3 이는 원수의 소리와 악인의 압제 때문이라 그들이 죄악을 내게 더하며 노하여 나를 핍박하나이다
4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이 내게 이르렀도다
5 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이르고 공포가 나를 덮었도다
6 나는 말하기를 만일 내게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7 내가 멀리 날아가서 광야에 머무르리로다 (셀라)
8 내가 나의 피난처로 속히 가서 폭풍과 광풍을 피하리라 하였도다
9 내가 성내에서 강포와 분쟁을 보았사오니 주여 그들을 멸하소서 그들의 혀를 잘라 버리소서
10 그들이 주야로 성벽 위에 두루 다니니 성 중에는 죄악과 재난이 있으며
11 악독이 그 중에 있고 압박과 속임수가 그 거리를 떠나지 아니하도다
12 나를 책망하는 자는 원수가 아니라 원수일진대 내가 참았으리라 나를 대하여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나를 미워하는 자가 아니라 미워하는 자일진대 내가 그를 피하여 숨었으리라
13 그는 곧 너로다 나의 동료, 나의 친구요 나의 가까운 친우로다
14 우리가 같이 재미있게 의논하며 무리와 함께 하여 하나님의 집 안에서 다녔도다
15 사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임하여 산 채로 스올에 내려갈지어다 이는 악독이 그들의 거처에 있고 그들 가운데에 있음이로다
16 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로다
17 저녁과 아침과 정오에 내가 근심하여 탄식하리니 여호와께서 내 소리를 들으시리로다
18 나를 대적하는 자 많더니 나를 치는 전쟁에서 그가 내 생명을 구원하사 평안하게 하셨도다
19 옛부터 계시는 하나님이 들으시고 그들을 낮추시리이다 (셀라) 그들은 변하지 아니하며 하나님을 경외하지 아니함이니이다
20 그는 손을 들어 자기와 화목한 자를 치고 그의 언약을 배반하였도다
21 그의 입은 우유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그의 마음은 전쟁이요 그의 말은 기름보다 유하나 실상은 뽑힌 칼이로다
22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
23 하나님이여 주께서 그들로 파멸의 웅덩이에 빠지게 하시리이다 피를 흘리게 하며 속이는 자들은 그들의 날의 반도 살지 못할 것이나 나는 주를 의지하리이다
*말씀묵상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고통을 당하는 자의 마음이 표현된 탄원시입니다. 원수의 소리와 악인의 압제, 핍박이 너무 심하여 사망의 위험에 이르렀고 공포가 덮을 지경이 된 것입니다. 시인이 사는 성은 강포와 분쟁이 가득하고 악독과 속임수가 떠나지 않는 곳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인은 나의 피난처로 가서 이 폭풍과 광풍을 피하겠다는 소원을 말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시인의 상황과 마음이 이해가 안 됩니다. 기름부음을 받은 왕인 다윗에게 고난이 많았다고 하지만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과 고백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와 힘으로 얼마든지 제거하며 해결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시들에서도 표현되지만 힘들고 두려운 상황에서 그의 그러한 강함과 능력이 보여지지 않습니다. 단지 피난처와 인도자, 때때로 보수자를 찾으며 그를 의지할 뿐입니다.
이 시도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 원수도 아니고 교만한 자도 아닌 동료, 친구라는 사실이 시인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그와는 재미있게 의논하며 무리와 함께 하여 하나님의 집 안에서 다녔던 것으로 회상합니다(14절). 세상적인 친구 정도가 아니라 신앙적인 교제를 나눈 사이었던 것입니다. 시인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신자들이 자주 실망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함께 신앙 생활을 하던 자들이 멀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가까웠고 마음을 나누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서는 모습을 경험합니다. 그 정도면 그나마 괜찮은데 원수와 같은 지경이 되기도 합니다. 저자가 다윗이라면 이러한 상황이 이해가 되는 내용이 삼하 15장에 나옵니다. 다윗의 모사였던 아히도벨이 압살롬의 역모에 가담하고 배신한 것입니다. 서로 나라를 위해, 하나님을 섬기는 데에 힘을 합했던 사이에서 다윗을 죽이려는 원수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인은 하나님께 하소연하는 것입니다. 그에게 사망이 덮치길 바라지만 자신이 모사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하심에 간구한다는 사실입니다. 신자들에게 있어야할 가장 중요한 모습입니다. 상황이 어렵고 참을 수 없는 일과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늘 바라보며 도달해야 할 곳은 주님 앞이라는 사실입니다.
피난처는 상황을 피하고 도피해서 숨어버리는 장소가 아니라 내가 의지할 곳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는 고백인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반석이시고 산성이시고 피난처시라는 고백은 그 고백을 해야 하는 상황이 그의 백성들에게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수들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을 간구하는 것은 개인적인 보복심에서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일하심에 맡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자들에게 있어서 고난이나 핍박의 상황은 오히려 은혜의 상황임을 고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는 힘들고 이해되지 않지만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경험하며 피난처이심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는 말은 힘들 때만 주님을 찾는 기회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이 유일한 반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