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읽기]
1 가장 높으신 분의 보호를 받으면서 사는 너는, a)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아래 머무를 것이다. (a. 히) 샤다이)
2 너는 주님께 고백하기를 "주님은 나의 피난처, 나의 요새, 내가 의지할 하나님"이라고 하였다.
3 정녕, 주님은 너를, 사냥꾼의 덫에서 빼내 주시고, 죽을 질병에서 너를 건져 주실 것이다.
4 주님이 그의 깃으로 너를 덮어 주시고, 너도 그의 날개 아래로 피할 것이니, 주의 진실하심이 너를 지켜 주는 방패와 성벽이 될 것이다.
5 그러므로 너는 밤에 찾아드는 공포를 두려워하지 않고, 낮에 날아드는 화살을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다.
6 흑암을 틈타서 퍼지는 염병과 백주에 덮치는 재앙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7 네 왼쪽에서 천 명이 넘어지고, 네 오른쪽에서 만 명이 쓰러져도, 네게는 재앙이 다가가지 못할 것이다.
8 오직 너는 눈으로 자세히 볼 것이니, 악인들이 보응을 받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9 a) 네가 주님을 피난처로 삼았으니, 가장 높으신 분을 너의 거처로 삼았으니, (a. 히) 주님, 주님이 나의 피난처이시므로, 주께서 가장 높으신 분을 주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10 네게는 어떤 재앙도 내리지 않을 것이다. 네 장막에는 어떤 재앙도 가까이하지 못할 것이다.
11 그가 천사들에게 명하셔서 네가 가는 길마다 너를 지키게 하실 것이니,
12 너의 발이 돌부리에 부딪히지 않게 천사들이 두 손으로 너를 붙들어 줄 것이다.
13 네가 사자와 독사를 짓밟고 다니며, 사자 새끼와 살모사를 짓이기고 다닐 것이다.
14 그가 나를 간절히 열망하니, 내가 그를 건져 주겠다. 그가 나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 내가 그를 높여 주겠다.
15 그가 나를 부를 때에, 내가 응답하고, 그가 고난을 받을 때에, 내가 그와 함께 있겠다. 그를 건져 주고, 그를 영화롭게 하겠다.
16 나는 그가 마음껏 오래 살게 하고, 내 구원을 그에게 보여 주겠다.
[말씀묵상]
이 시도 1절에서 시인의 근본적인 전제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에게 있는 알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지존(히, 엘룐)과 전능(히, 솨다이)은 하나님의 특별한 이름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다른 이름으로는 닛시(깃발, 승리), 라파(치료), 샬롬(평강), 이레(준비)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름들은 하나님의 역사하심, 인도하심에 대한 고백들입니다.
시인이 말하는 지존자는 비교할 수 없는 분, 어떤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분의 의미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은밀한 곳은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비밀 장소라는 의미로서 지성소를 암시하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보호하심이 있는 곳, 그의 지키심, 가리움을 받는 곳을 의미합니다.
전능자는 완벽하고 능력이 완전하신 분의 의미로 그 앞에 누구도 설 수 없는 권능의 하나님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분의 그늘 아래는 어떤 능력있는 자라 하더라도 범접할 수 없는 곳임을 말해 줍니다. 그런데 시인이 그리고 있는 모습은 이러한 하나님께 나아온 자에 대한 것입니다. 거주하며 산다(머물다는 단어)는 말은 그가 이곳에 늘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그네와 도피자로서 이곳에 잠간 머물게 된 사실을 말해 줍니다. 2절에서 피난처, 요새, 의뢰하는 하나님이라고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전은 하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단순한 예배의 장소만이 아니라 피하며 살 수 있는 요새인 것입니다. 시온산, 예루살렘성, 하나님의 성전 등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계심을 고백하며 그를 의지하는 상징적인 장소였습니다. 이러한 고백에 대한 내용을 시인은 계속해서 증거하고 있습니다. 사냥꾼의 올무에서, 심한 전염병에서, 공포와 적의 공격으로부터 구해 주실 것을 고백합니다. 10절에서는 화와 재앙이 가까이 오지 못하며 천사들을 명하여 지키도록 하신다고 합니다. 12절은 예수님을 사탄이 시험할 때 사용했던 구절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지키심의 역사가 신자들의 삶에서 경험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코로나가 전세계를 휩쓸 때 신자들을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수없는 신자들이 재앙을 겪으며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 시인의 고백이 무슨 의미일까요? 정말 이러한 일들을 경험한 것일까요? 본인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전능자의 그늘에서 안전함을 얻은 것입니까? 대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의 백성들, 약속의 자손들,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자들 누구도 병과 사고와 목숨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경우는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고난과 위협으로 고통을 당했습니다. 지존자, 전능자, 피난처요 요새인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가 힘과 건강과 능력을 더해주어 이 세상의 불의와 싸워 이기게 하시며 천년 만년을 살게 하신다는 말이 아닙니다. 여호와께서 나의 피난처시고 지존자를 거처로 삼는다는 말은 이 세상을 근거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초월하여 계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그의 백성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살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깨닫고 확인하도록,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신 줄을 고백하도록, 이 세상으로부터 고난과 핍박을 겪도록 하신 것입니다. 이 상황 속에서 오늘 91편의 시인이 하는 간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 일도 당하지 않게 하신다는 말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가진 자로서 어떠한 피해나 흔들림이 없도록 하신다는 사실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키시고 보호하신다는 말은 육체적 안위와 강건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빼앗기지 않게 하신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영생을 소유한 자들은 이 세상의 것들로 만들어진 부분들은 없어져 가고 영원한 가치들만 남도록 일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만들어져 가는 것이 무엇입니까? 세상의 가치입니까, 영원한 가치입니까? 모든 신자는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떠날 때, 즉 육신의 생명이 다할 때, 진정한 영생의 가치만을 가진 자로 확인될 것입니다. 장수는 육신의 목숨이 길다는 것이 아니라 영생을 소유한 자의 삶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가치를 더 깊이 깨닫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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