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31장
2020년 8월 22일
에스겔 31장
[말씀읽기]
1 <한 때 백향목 같았던 이집트> 제 십일년 셋째 달 초하루에 주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2 "사람아, 너는 이집트 왕 바로와 그의 무리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너의 위엄찬 모습을 누구와 비할 수 있겠느냐 ?
3 앗시리아는 한 때 레바논의 백향목이었다. 그 가지가 아름답고, 그 그늘도 숲의 그늘과 같았다. 그 나무의 키가 크고, 그 꼭대기는 구름 속으로 뻗어 있었다.
4 너는 물을 넉넉히 먹고 큰 나무가 되었다. 깊은 물줄기에서 물을 빨며 크게 자랐다. 네가 서 있는 사방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개울물이 흘러, 들의 모든 나무가 물을 마셨다.
5 너는 들의 모든 나무보다 더 높게 자랐다. 흐르는 물이 넉넉하여 굵은 가지도 무수하게 많아지고, 가는 가지도 길게 뻗어 나갔다.
6 너의 큰 가지 속에서는 공중의 모든 새가 보금자리를 만들고, 가는 가지 밑에서는 들의 모든 짐승이 새끼를 낳고, 그 나무의 그늘 밑에 모든 큰 민족이 자리잡았다.
7 네가 크게 자라서 아름다워지고, 그 가지들이 길게 자라 뻗친 것은, 네가 물 많은 곳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8 하나님의 동산에 있는 백향목들도 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잣나무들도 네 굵은 가지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단풍나무들도 네 가는 가지들만 못하다. 하나님의 동산에 있는 어떤 나무도 너처럼 아름답지는 못하였다.
9 내가 네 가지들을 많게 하고, 너를 아름답게 키웠더니, 하나님의 동산에 있는 에덴의 나무들이 모두 너를 부러워하였다.
10 그러므로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그 나무의 키가 커지고, 그 꼭대기가 구름 속으로 뻗치면서, 키가 커졌다고 해서, 그 나무의 마음이 교만해졌다.
11 그러므로 나는 그 나무를 민족들의 통치자에게 넘겨 주고, 그는 그 나무가 저지른 악에 맞는 마땅한 처벌을 할 것이다. 나는 그 나무를 내버렸다.
12 그래서 뭇 민족 가운데서 잔인한 다른 백성들이 그 나무를 베어서 버렸다. 그 가는 가지들은 산과 모든 골짜기에 쓰러져 있고, 굵은 가지들은 그 땅의 모든 시냇물 가에 부러져 있고, 세상의 모든 백성이 그 나무의 그늘에서 도망쳐 버렸다. 사람들이 이렇게 그 나무를 떠나 버렸다.
13 그 쓰러진 나무 위에 공중의 모든 새가 살고, 그 나무의 가지 사이에서는 들의 모든 짐승이 산다.
14 그것은 물가의 나무들이 다시는 키 때문에 교만하지 못하게 하며, 그 꼭대기가 구름 속으로 치솟아 오르지도 못하게 하며, 물을 빨아들이는 모든 나무가 자신의 교만에 머물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그것들은 모두 죽음에게 넘겨 주어, 지하로 내려가고, 깊은 구덩이로 내려가는 사람들 속에 들어 있게 하였기 때문이다.
15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그 나무가 a) 스올로 내려갈 때에, 내가 지하수를 말리고, 강물을 막고, 흐르는 큰 물을 모두 멈추게 하겠다. 또 내가 레바논 산으로는 그 나무를 애도하여 통곡하게 하겠고, 온 누리의 모든 나무는 그 나무를 애도하여 시들어 죽게 하겠다. (a. 또는 무덤, 또는 죽음)
16 내가 그 나무를 스올로 내려 보낼 때에는, 깊은 구덩이로 내려가는 사람들과 함께 그 나무를 그리로 보낼 것이니, 그 나무가 스올로 떨어지는 큰소리를 듣고서, 뭇 민족이 벌벌 떨 것이다. 이미 스올에 가 있는 에덴의 모든 나무와, 물을 흠뻑 먹으며 자란 레바논 산의 가장 좋은 나무들이, 그 나무가 이렇게 심판을 받는 것을 보고는, 스올에서 큰 위로를 받을 것이다.
17 나무들도 그 나무와 함께 스올로 내려가서, 이미 거기에 먼저 와 있던 나무들, 곧 칼에 찔려서 살해된 자들, 살아 생전에 그 나무의 그늘 밑에서 살다가 스올로 들어온 자들에게로 갈 것이다.
18 에덴의 나무들 가운데서 어떤 나무가 너처럼 화려하고 컸더냐 ? 그러나 너도 이제는 에덴의 나무들과 함께 스올로 끌려가서, 할례받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 섞여, 칼에 찔려 죽은 사람들과 함께 누울 것이다. 바로와 그의 백성 모두가 이렇게 될 것이다. 나 주 하나님의 말이다."
[말씀묵상]
31장도 애굽에 대한 심판이 선포됩니다. 그런데 애굽을 빗대어 설명합니다. 2절을 보면 네 큰 위엄을 누구에게 비하랴하시면서 앗수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 나라가 어떻게 멸망하였는지를 서술합니다. 따라서 앗수르에 대한 내용이지만 애굽이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지적을 보면 앗수르는 거대한 레바논의 백향목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름답고 그늘이 숲같고 키가 커서 공중의 모든 새가 가지에 깃들고 모든 짐승이 그 아래 새끼를 낳으며 모든 큰 나라가 그 그늘 아래 거주하였다는 것입니다. 앗수르로 인하여 주변의 작은 나라들이 식민 생활을 하였다는 표현입니다. 앗수르 제국이 얼마나 크고 힘이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게다가 하나님 동산의 백향목보다도 훨씬 우월한 모양이어서 에덴에 있는 모든 나무가 시기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앗수르의 권세와 영광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우월함이 그로 하여금 교만하게 했다는 것입니다(10절). 모든 나라와 왕들이 이 교만으로 인하여 망하게 됩니다. 두로 왕이나 애굽의 바로가 다 이러한 자신을 신격화하는 교만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자초했습니다.
결국 여러 나라의 손을 통하여 멸망하게 되었음을 설명합니다. 그러자 그 아래에서 피하고 있던 백성들이 모두 떠나게 되고 공중의 새와 짐승들은 넘어진 나무(13절. 시체라는 의미)에 거주한다고 합니다. 앗수르의 그늘 아래서 의지하며 살던 나라들이 앗수르가 망하자 이들 역시 그와 같은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14절). 결국 앗수르의 멸망은 그를 의지하던 주변 국가들의 슬픔과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세상을 의지하던 자들의 마지막이 어떠한지를 보여 주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앗수르의 멸망이 다름 아닌 애굽의 멸망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애굽을 의지하려는 이스라엘을 책망하시는 것입니다. 애굽 역시 멸망할 것인데 그를 의지한다면 이러한 수모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경고인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세상의 역사가 그대로 보여 준 내용입니다. 앗수르, 바벨론, 로마로 이어지는 제국들의 흥망성쇠는 자신들의 능력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들의 교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문제는 이들을 의지하며 세상에서 살아가려고 하던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지금 에스겔을 통하여 주시는 열방의 심판은 그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세상을 의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그늘에서 만족하며 그들의 영화에 속지 말고 그들이 주는 것으로 즐거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그를 의지하던 자들도 멸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을 주시던 때는 이미 앗수르가 멸망했을 때입니다. 그리고 이제 곧 예루살렘도 멸망을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따라서 지금 애굽을 의지하려고 하는 남 유다에게 이러한 경고를 주시는 것은 앗수르의 멸망이 힘에 의해 바벨론에 멸망한 것으로 보이지만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의해 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현실은 모두가 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약속이 성취되는 과정입니다. 이 사실을 삶 속에서 고백하며 확인해야 합니다. 세상을 의지하며 세상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모습을 늘 살펴야 합니다. 신자들이 의지할 곳은 주님의 은혜의 그늘입니다. 십자가의 그늘입니다. 어려움이나 고난이 있다면 단순히 힘들고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가치들을 떨어버리고 주님 앞으로 나오도록 하는 고난인 것입니다. 앗수르, 애굽, 바벨론이 멸망하는 이유가 이러한 것들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항상 너와 함께 하는 분은 주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백하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지금 에스겔이 전하는 이유도, 다니엘이 느브갓네살 왕에게 꿈을 해석해 주는 것도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이 세상을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오늘도 주님과 함께 하는 기쁨으로 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