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읽기]
1 기운도 없어지고, 살 날도 얼마 남지 않고, 무덤이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2 조롱하는 무리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으니, 그들이 얼마나 심하게 나를 조롱하는지를 내가 똑똑히 볼 수 있다.
3 주님, 주님께서 친히 내 보증이 되어 주십시오. 내 보증이 되실 분은 주님 밖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4 주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마비시키셔서 다시는 내게 우쭐대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5 옛 격언에도 이르기를 돈에 눈이 멀어 친구를 버리면, 자식이 눈이 먼다 하였다.
6 사람들이 이 격언을 가지고 나를 공격하는구나. 사람들이 와서 내 얼굴에 침을 뱉는구나.
7 근심때문에, 눈이 멀고 팔과 다리도 그림자처럼 야위어졌다.
8 정직하다고 자칭하는 자들이 이 모습을 보고 놀라며, 무죄하다고 자칭하는 자들이 나를 보고 불경스럽다고 규탄하는구나.
9 자칭 신분이 높다는 자들은, 더욱더 자기들이 옳다고 우기는구나.
10 그러나 그런 자들이 모두 와서 내 앞에 선다 해도, 나는 그들 가운데서 단 한 사람의 지혜자도 찾지 못할 것이다.
11 내가 살 날은 이미 다 지나갔다. 계획도 희망도 다 사라졌다.
12 내 친구들의 말이 밤이 대낮이 된다 하지만, 밝아온다 하지만, 내가 이 어둠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13 내 유일한 희망은, b)죽은 자들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거기 어둠 속에 잠자리를 펴고 눕는 것뿐이다. (b. 히) 스올)
14 나는 무덤을 내 아버지라고 부르겠다. 내 주검을 파먹는 구더기를 내 어머니, 내 누이들이라고 부르겠다.
15 내가 희망을 둘 곳이 달리 더 있느냐? 내가 희망을 둘 곳이 달리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이 있는가?
16 내가 a)죽은 자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갈 때에, 희망이 나와 함께 내려가지 못할 것이다. (a. 히) 스올)
[말씀묵상]
욥은 친구로부터 조롱을 당하고 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이야기거리가 되어 수치를 당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욥은 하나님께 직접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하나님 밖에 나를 잡아줄 자가 없다는 고백을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중요한 고백이고 결단입니다. 아무리 한계적인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하나님께서 후견인이 되어주셔야 함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사람을 의지합니다. 그들이 항상 있으며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그래서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욥기는 그것이 전혀 그렇지 않음을 단숨에 보여주었습니다. 자식은 한 날에 죽었고 아내는 저주하며 떠났고 친구들과 이웃들은 수치와 조롱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욥은 하나님의 어떤 뜻이 있음을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자신을 되돌아 봤고, 주님의 뜻하신 바가 무엇인지를 상고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이 하나님께만 있음을 발견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진정 누구를 보증인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늘 확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나의 보증이시고 중보자이심을 말입니다. 그럼 무슨 보증이 되셨습니까? 히7:22절에서는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셨다고 증언합니다.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신 것은 물론 구원을 말합니다. 진정한 대제사장이신 예수로 말미암아 구원에 대한 확증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구원하심에 대한 보증으로 성령을 주셨습니다(고후1:22).
욥은 자신의 보호와 증인으로서 하나님께 직접 청원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구원하심에 대한 보증으로 성령을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과 상황 속에서 욥보다도 훨씬 더 확실하고도 분명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보증해달라는 부탁이 아니라 이미 보증하시겠다고 증거까지 주신 것입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확신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욥의 고백에도 불구하고 그의 상태는 다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려는 마음마저 완전히 없어진 것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상태까지 내버려 두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의 백성을 광야에서 살도록 하시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모습을 깨닫도록 원하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고전4:9-13입니다.
9 내가 생각하건대 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된 자 같이 끄트머리에 두셨으매 우리는 세계 곧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 10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으나 너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롭고 우리는 약하나 너희는 강하고 너희는 존귀하나 우리는 비천하여 11 바로 이 시각까지 우리가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정처가 없고 12 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모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박해를 받은즉 참고 13 비방을 받은즉 권면하니 우리가 지금까지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꺼기 같이 되었도다
이렇게까지 당해보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허락과 섭리가운데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선진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일하심을 분명하게 확인하게 되며 결국 신자들의 길과 모습, 그리고 그 결과까지 깨닫는 은혜가 지금 신자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어느 상태에 있습니까?